2025년 10월, 오사카에서 인턴으로 입사했다: 백엔드로 들어와 Next.js를 하기까지
이 글은 입사 1년이 된 2026년 10월에 돌아보며 썼다. 아카이브에서 이 글보다 위는 회사에 들어온 뒤의 기록이고, 아래는 그 전에 공부하고 만든 것들이다.
2025년 10월, 일본 오사카에 있는 회사에 엔지니어로 입사했다. 컬러 콘택트렌즈를 파는 EC 사이트를 만드는 곳이다. 정식 입사는 2026년 4월 신입이지만, 반년 먼저 인턴으로 합류했다.
백엔드 엔지니어로 들어왔는데, 팀 사정으로 2026년 3월부터는 프론트엔드를 맡고 있다. 지금 주력은 Next.js다.
입사한 뒤로 매일 일일 보고를 쓴다. 그날 한 일과 잘한 점(Good), 아쉬운 점(More)을 적는다. 이 글에서는 1년을 시기별로 나누고, 그때 일일 보고에 남긴 말을 옮겨 왔다.
첫날: 가장 큰 걱정은 일본어였다
첫날은 보안 교육, 개발 환경 세팅, 회사 소개와 인사로 지나갔다. 회사 계정으로 개발 환경을 세팅하다 보니, 앞으로 개발이 어떻게 돌아갈지 대강 그려졌다.
가장 큰 걱정은 개발보다 일본어였다. 그날 선배와 회사 생활 전반을 이야기하며 많이 안심했고, 일본어도 개발도 최대한 빨리 늘리자고 다짐했다. 인사를 나눠 보니 다들 좋은 분들 같아서,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많았다.
그날 보고에 적은 아쉬운 점은 두 가지였다.
- 일본어 타이핑을 더 연습해야 한다. 특히 히라가나로 쳐서 한자로 바꾸는 입력이 어렵다.
- 외국인이라 한 번에 많은 사람의 이름을 외우기가 쉽지 않다. 천천히, 신경 써서 외우자.
백엔드로 시작하다 (2025년 10월 ~ 2026년 2월)
처음에는 DB와 Java 연수를 받고, 회사 백엔드(Spring Boot)에 API를 직접 만들어 보는 실습을 했다.
첫 실무는 사내 리뷰 알림 Slack 채널을 개편하는 일이었다. 12월에 첫 버전을 내던 날, 모바일에서 메시지 레이아웃이 깨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방법을 찾다가 Block Kit을 알게 되어 해결했다. 마침 그날은 팀 송년회 날이기도 했다. 그날의 아쉬운 점에는 이렇게 적었다. 구현하면서 Map에 Object 타입을 썼는데, 공부할 때 좋지 않다고 배운 것 같은데도 대안이 떠오르지 않았다. 다음 버전에서는 더 고민해 보자.
2026년 1~2월에는 백엔드에서 문제를 쫓는 일이 많았다. 그중 Slack 알림을 사내 메시지 큐로 옮긴 일은 main에 다섯 번 들어가서 네 번 되돌렸다. 거기서 코드 밖의 설정도 배포의 일부라는 것을 배웠다.
이 시기에 쓴 글:
- 잘 안 보던 리뷰 알림 채널 리뉴얼 (2025년 12월)
- Stack과 Heap 메모리 (2025년 12월)
- Slack 알림의 @Async를 떼어 낸 이유와, 늘어난 시간을 Datadog으로 잰 방법 (2026년 2월)
- 상품 ID에 쿼리 문자열이 섞여 일부 리뷰가 보이지 않던 문제 (2026년 2월)
- Slack 알림을 Webhook에서 사내 메시지 큐로 옮기며 Revert를 네 번 한 이야기 (2026년 2월)
- Block Kit 없이 문자열로 Slack 알림 꾸미기 (2026년 2월)
프론트엔드로 (2026년 3월 ~)
3월부터 팀 사정으로 프론트엔드로 옮겼고, JavaScript부터 다시 공부했다. 동료가 알려 준 학습 사이트는 영상 옆에서 바로 코드를 쳐 볼 수 있어서 정말 편했다. 한국에서 인기 있는 학습 사이트에는 왜 이런 기능이 없을까 싶었다. 설명하는 사람의 일본어도 쉬워서 이해하기 좋았다. 프론트 지식이 조금씩 쌓이고 있다고 느꼈다.
백엔드에서 왔기 때문에, 새 개념을 만나면 Java나 Spring의 무엇과 비슷한지부터 따져 보게 된다. 이 블로그의 프론트 글에 Java 비교가 자주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이 시기에 쓴 글:
- HTML, CSS, JavaScript 기본 정리 (3월)
- React 기본, React Hooks, 프론트엔드 개발 도구, 패키지 관리자, 컴파일러 정리 (5월)
2026년 4월, 신입으로 정식 입사
3월 마지막 날 보고에는 이렇게 적었다. 내일부터 신입 동기들이 들어온다. 한 달은 연수라 개발할 시간이 별로 없을 것 같다. 연수에서는 일본어를 정말 많이 쓰게 될 텐데, 자막도 없으니 걱정이 가득하다. 그래도 힘내자.
과제로 받은 『읽기 좋은 코드가 좋은 코드다』(The Art of Readable Code)는 일본어판으로는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아서, 결국 한국어판을 사서 읽었다. 그날 보고의 마지막 줄은 “일본어 더 힘내 보자”였다.
Next.js를 축으로 (2026년 6월 ~)
회사에서 정해 준 2026년 육성 방침은 이렇다.
- 목표: 특정 기술 영역에 갇히지 않고, 사용자 가치에 책임을 지는 “프로덕트를 맡는 엔지니어”. 필요하면 프론트엔드, 백엔드, 인프라를 넘나든다.
- 축: 프론트엔드(Next.js). 기술을 자주 오가면 익히는 효율이 떨어지고, 축이 있어야 빨리 성장한다.
- 방식: 연수로 끝나는 학습이 아니라 실제 프로덕트 개발로 성장한다. 작게 나눈 일을 빨리 릴리스까지 경험한다.
6~7월에는 Next.js 연수로 포켓몬 도감을 만들었다. 8월에는 처음으로 Next.js 화면을 운영 환경에 배포했다. 사용자에게 연 건 9월 말에 경로를 전환한 뒤였다. 배포한 날 보고의 아쉬운 점에는 이렇게 적었다. CloudFront에서 경로를 바꾸기 전에는 스테이징에서도 테스트할 수 없다는 것을 릴리스 노트에 쓰지 않았다. 다음부터는 자세히 쓰자.
배포를 마치고 남은 시간에는 Vim과 Nano를 연습했다. 그동안은 파일을 고칠 일이 생기면 GPT에 하나하나 물어봤는데, 엔지니어라면 기본이니 제대로 익혀 두자는 생각이었다.
그 뒤로는 리뷰어 프로필 화면을 Next.js로 옮기는 일을 이어서 했고, 그 과정에서 캐시와 CloudFront 같은 인프라 쪽 문제도 만났다. 10월에는 리뷰 사진이 늦게 뜨는 원인을 재고, 개선 효과를 측정할 방법을 설계했다.
이 시기에 쓴 글:
- Next.js 연수: PokeAPI로 포켓몬 도감을 만들며 배운 것 (7월)
- PHP 쇼핑몰의 My 도수 화면을 Next.js로 옮기기 (8월)
- 공통 컴포넌트는 언제 만들까 (9월)
- 리뷰어 프로필 편집 API 연동 (9월)
- CloudFront 캐시 때문에 프로필 이미지가 바뀌지 않던 문제 (9월)
- 고정 목업에서 실데이터로 (10월)
- 프로필 이미지가 또 안 바뀌었다: Next.js 이미지 최적화 캐시와 ?v= (10월)
- CloudFront 경로 하나씩 PHP에서 Next.js로 옮기기 (10월)
- 리뷰 사진이 늦게 뜨는 이유를 쟀더니, 1.7초 중 1.3초는 애니메이션이었다 (10월)
- 리뷰 사진이 빨라지면 더 살까: GA4 전후 비교 설계와 빠져 있던 이벤트 (10월)
기술 밖의 공부: 렌즈를 직접 껴 보다
1년 동안 기술 말고도 크게 느낀 것이 있다. 도메인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입사 전까지 콘택트렌즈는 한 번도 써 본 적이 없었고, 접할 일도 없었다. 그런데 일을 하다 보면 렌즈 용어가 계속 나온다.
- 베이스커브(BC): 렌즈 안쪽 면의 곡률이다. 눈의 곡률에 맞는 값을 고른다.
- 착색 직경: 컬러 렌즈에서 색이 들어간 부분의 지름이다. 렌즈 전체 지름(DIA)과는 다른 값이고, 눈동자가 얼마나 커 보이는지를 좌우한다.
- 도수: My 도수 화면을 옮길 때도, 자기 도수를 몰라서 고르는 “모름”과 아직 아무것도 고르지 않은 “미선택”이 다르다는 것부터 알아야 했다.
엔지니어로서 이런 도메인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껴서, 요즘은 기술 밖에서도 노력하고 있다. 렌즈를 직접 껴 보고, 사용자처럼 직접 주문해서 배송까지 받아 봤다.
1년을 돌아보며
1년 전 첫날의 걱정은 일본어였다. 지금도 일본어는 숙제다. 그래도 지금은 백로그 항목도, PR 설명도, 릴리스 노트도 일본어로 쓰면서 일하고 있다.
백엔드로 들어와 프론트엔드를 맡게 됐지만, 백엔드에서 한 경험은 프론트에서도 계속 쓰였다. 프로필 이미지 캐시 문제는 백엔드가 이미지를 저장하는 방식까지 봐야 풀렸고, 리뷰 사진의 속도는 백엔드에서 쓰던 Datadog으로 쟀다. 육성 방침에 적힌 “필요하면 넘나드는 엔지니어”가 무슨 뜻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
방침에는 AI에 대한 문장도 있다. “AI가 출력한 코드라도 내 코드로서 책임지고 설명할 수 있을 것.” 그리고 그 아래에 “그러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라는 질문이 적혀 있다. 아직 답을 찾는 중이다.
앞으로
- 2026년 말까지 Next.js 연수에서 익힌 기초를 실제 경험으로 자리 잡게 한다. 언젠가 Java나 PHP를 다시 만지게 되더라도 React와 Next.js를 잊지 않는 것이 목표다.
- 일본어는 말할 자리를 늘린다. 얼마 전 처음으로 동기와 점심을 먹었는데 정말 재미있었다. 가끔 동기들과 점심을 먹으러 가야겠다.
